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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2018.03.31 20:26

*나는 군인이다.+

https://jdsinside.co.kr/87687 조회 수 84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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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군인이다.
그래서 너를 만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평소 연애다운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하고 상처만 받기 일쑤였던 나는
그저 두루뭉술하게 남들이 하는 그런 연애를 해보고 싶었다. 가볍게 만나고 헤어지는 그런 연애도 해보고 싶었지만, 너무 감정적이었던 나는 그러지 못했다. 친구를 따라서 갔던 술집에서 함께 술을 마셨던 여자를 잊지 못해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울음을 터뜨려 버릴 정도의 바보였다.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마음을 조절하는 법을 몰랐기에, 그러기 싫었던 탓에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결심했다. 너무 쉽게 마음을 주지 않기로, 너무 많은 마음을 주지 않기로, 혼자 상처받고 울지 않기로.


 그런데 너를 만나고 말았다.
때 이른, 때 아닌 벚꽃이 피고야 말았다.
너와 마주치지 않았다면 지금 이렇게 힘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너와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 때 느꼈던 그 설렘 또한 느껴보지 못했겠지.


 너와 나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처음 만났고 마지막으로 만났다.
아는 사람 한명 없이 모임 장소에 미리 도착해있던 나는 누가 내 주변에 앉을까 싶어 출입구만 먼산 보듯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때 네가 들어왔다. 조명에 비춰져 더욱 빛나는 새까만 머리와 유난히도 투명한 너의 갈색 눈동자. 신입생인걸 티내는듯이 어색하게 자리잡은 너의 시선은 내 마음 속 깊숙한 곳 결심이란 뿌리를 송두리채 뽑아버렸다.
너를 바라보았을 때 느낀 감정은 '예쁘다' 가 아니었다. 난생 처음 느껴보는 '사랑스럽다' 라는 감정이었다. 너에게 말을 걸고싶었다. 네가 궁금해졌고, 너를 알고싶었다. 너는 내 맞은편에 앉아있었지만 난 너에게 말을 걸 수 없었다.


 나는 군인이다. 섣불리 너에게 말을 건다면 모두가 날 의심스런 눈빛으로 쳐다보겠지. 휴가나온 군인주제에 발정나서 신입생을 건드리려 한다며 모두가 나를 경멸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 두려웠으니까.


 자리에서 너와 나는 간간히 눈이 마주쳤고, 마주칠때마다 어색한 공기에 큰 웃음을 터뜨리곤 했다. 순수하고 깨끗한 웃음속에 서로의 이름을 묻고, 나이를 묻고, 사소한 대화가 오고갔다. 애써 행복감을 감춰가며 너와 대화를 하느라 얼마나 힘이 들었는지 모른다. 네가 웃는것만 보아도 나는 행복했다. 한번이라도 더 웃게 해주고 싶어서 우스꽝스런 모습을 보여주며 나를 깎아내리곤 했다. 너는 웃었고 내 마음 속 꽃은 커져만 갔다.


 허나 내가 할 수 있는것은 몇가지 없었다.
네가 나를 보지 않을 때 내가 너를 바라보는 것.
네 주변에 좋지 않은 목적을 가진 남자들이 들러붙지 않도록 기도하고 노력하는것.
네가 술에 취하지 않도록 몰래 전화를 받는 척 편의점으로 뛰어가 숙취해소제를 사서 네게 건네주는 것.
난 너에게 내가 숙취해소제를 건네줄 때, 내 마음의 십분의 일이라도 전해졌다면 그걸로 만족한다. 아니, 만족할 수 밖에 없다. 내가 할 수 있는것 이것밖에 없으니까.


 나는 군인이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나는 한시라도 빨리 너를 피해가려 한다.
네가 먼저 오지 않는다면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을테고, 너는 내게 오지 않을테니까.
때 이른, 때 아닌 벚꽃이니까.


 아주 잠깐이나마 따뜻한 봄을 느끼게 해준 너에게 고맙단 말을 전해주고 싶다.
나는 네가 시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 고맙다.




#180402_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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