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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2020.03.27 19:55

고마웠어 친구야*

https://jdsinside.co.kr/bamboo/357998 조회 수 56 추천 수 0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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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친구가 나를 미워하게 된 건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아무한테도 미움 받지 않으려고 그렇게 노력했는데 가장 가까이 있던 친구가 날 미워하게 됐다. 오랫동안 친한 사이였다. 그래서 착각을 했다. 우린 서로한테 가장 소중한 친구라고. 나한테는 그 친구가 가장 소중한 친구인게 틀림 없었지만 나는 그 아이에게 그런 존재가 아니었던 것 같다. 우리가 함께한지 10년 가까이 되던 어느 날 밤에 그 아이는 나에 대한 진심을 털어놓았다. 더이상 나를 곁에 두고 싶지 않다는 말을 했다. 많은 말을 들었던 것 같다. 그 아이 집 앞에서 뒤돌아가려는 애를 붙잡고 한시간동안이나 울었다. 질린다고 했다. 내가 싫고, 더이상 나와 있고싶지 않다고 했다. 마음이 아팠다. 따뜻하고 정이 많은 아이인데, 지금까지 나한텐 그런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렇게 차가운 모습을 처음봤다. 견디기가 힘들었다. 이제 그만하고 그냥 괜찮다고 말해줬으면 했다. 내가 울고 있으면 위로해줬던 아이가 이제는 등을 돌리고 가려고 한다. 지금까지 감정을 참아온 거라면 정말 잘도 숨겼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으니까. 그 아이는 나를 미워하게 됐다. 아니 그렇게 미워하지도 않는다. 아예 마음 속에서 내 자리를 비워버린 것 같았다. 그래서 평온했고 또 차가웠다. 나는 붙잡았고 되돌리려고 노력했다. 너는 그 와중에 착해서 마지못해 잠시나마 붙잡혀줬고 나는 희망을 가졌었다.

그때는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모두 나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어찌나 내 자신이 밉고 싫던지. 그래서 날 뜯어고치려고 노력했었다. 얼마 안 가서 네가 다시 돌아오지 않을거란 걸 깨달았다. 같이 있으면서 예전과 다른 네 모습에 많이 상처를 받았다. 널 더 붙잡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우린 인사조차 하지 않는 사이가 됐다. 많이 괴로웠던 것 같다. 밤마다 울었고 어떤 날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내 세상이 무너진 것 같았다. 곤란하게도 우리가 바로 옆반이어서 많이도 마주쳐야 했다. 그리고 외면해야 했다. 그러면 그게 또 서러워서 눈물이 나려고 했다. 참다가 혼자 화장실에 가서 울기도 했다. 그땐 네가 정말 미웠다. 어느정도 감정이 추스려지고 난 후에 너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가 있었다.

그제서야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더라. 그럴 수 있었겠다고 생각했다. 항상 자기보다 남을 위하던 네가, 고민 끝에 처음으로 너를 위한 선택을 한거라고 생각한다. 1년 반정도 지난 지금, 그 일을 많이 잊었지만 가끔 너랑 찍은 사진들을 보면 그때가 참 좋아보이고 이렇게 된 지금이 많이 아쉽다. 빨리 성인돼서 같이 술먹자고 20살 되기를 기다렸었는데, 20살이 된 지금 너랑 내가 같이 있지 않다는게 정말 슬프다. 앞으로 같이 하자고 계획한 일들 모두 할 수 없게 돼서 아쉽지만 이제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네가 나를 미워해서 너무 아팠고, 너를 좋아했던 만큼 네가 미웠다. 이제 더이상 너를 미워하지 않는다. 너를 마음 한구석에 묻고 지내려고 한다.

그러니까 너는 너대로 나는 나대로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살자. 학창시절에 많은 추억을 같이 만들어줘서, 그리고 항상 함께해줘서 고마워. 잘살아 친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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