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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0.20 22:04

잠시뿐이야*

https://jdsinside.co.kr/341981 조회 수 144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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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첫 만남은 나와 아예 관계없는 사람이라 생각했었다.
작년 초 우리는 카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만났다,
내 친구들은 이번 들어온 아르바이트생이 이쁘다며 난리를 쳤지만,
나는 내 스타일은 아니라며 발뺌하고 관심도 가지지 않았다.
하지만 일을 같이하고 술자리도 같이하다 보니, 웃는 거 하며 장난 섞인 말투, 서로 몇 마디 나누지 않았지만
나도 모르는 사이 난 너를 좋아하고 있었다. 일 핑계를 대며 너의 번호를 저장했고,
매일 연락하고 귀찮게 했다. 영화를 보려 하는데 이 영화가 재미있을까 재미없진 않을까 물어보며
만나자고도 하고 영화도 같이 보자 하며 집에도 데려다주고 그렇게 우린 만나는 시간도 많아졌고, 서로를 알아갔다.
너를 계속 알아보고 싶었고 사귀고 싶었지만 부끄러움과 쑥스러움이 많은 나는 카톡으로 한번 만나보자고 사귀어 보자고
수줍음 가득한 학생 때로 돌아간 것 같은 고백을 했다.
넌 장난 가득한 말투와 좋은 것 같은 기분으로 흔쾌히 내 고백을 받아주었다.
그렇게 우린 사귀게 되었고 하루하루가 행복했다. 서로 다투지도 않았다.
처음으로 가는 여행길에 운전하는 나를 심심하지 않게 해주려고 너는 많은 노력을 했고, 사소한 거 하나하나 챙겨주는 네가 좋았다.
너와 가는 여행이라 행복했고, 서로 다른 곳이 아닌 같은 곳을 보며 우리는 행복해했다.
100일이 가깝게 싸운 적 없던 우리는 크게 싸운 적이 있었다.
친구를 너무 좋아했던 나, 그런 걸 다 맞춰주는 너,
표현이 너무 과했던 나, 표현이 너무 없었던 너,
싸우면서 일방적으로 나만 화를 내고 있었고 너는 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 말도 하지 않는 너를 보며 나쁜 생각을 한 나는 헤어지자는 말을 입 밖으로 내뱉었다.
하지만 넌 이대로 헤어질 거냐며 많이 부족한 나를 잡아주었고, 3시간이 넘게 서로 이해해줬으면 하는 이야기를 하던 우리는 화해를 하고
처음 만났을 때보다 더 진하게 서로를 알아갔다.
친구를 좋아했다고 말한 나는 날 행복하게 해주는 너를 친구들에게 소개해주고 싶어 자꾸 너를 데려간 거였고,
표현이 너무 없었던 너는 표현이 없는 게 아닌 화났을 때 결정하지 않고 내 말을 다 들어주고 그 표현 때문에 내가 받는 상처가 싫어서 참았던 거였다.
그 일이 있고 난 후 나는 너의 눈을 많이 보기 시작했다.
표현하지 않고 참는 너의 눈은 너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라도 보여주는 작은 창문 같았다, 조금씩 나는 너로 인해 균형을 찾아갔고,
도화지에 엎질러진 물처럼 나는 너에게 빠르게 번져가고 있었다,
우리는 짧은 시간을 만나도 세상 행복한 사람들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행복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싸우기도 하면서 서로 돈독해져갔고 의지하며 남들 다하는 이쁜 사랑을 키워갔다.
갑작스럽게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게 된 나는 대학교를 다니는 너와 정반대인 밤일을 해야 했다.
그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땐 일주일에 4번은 일하고 있는 나를 찾아와주는 너였고, 세상에 이런 사람이 존재할까 라는 생각과 그저 고마울 따름이었다.
너를 보면 헤이즈가 생각난다는 이유 하나로 밤일이 끝나고 내 하루는 헤이즈의 노래와 너의 생각과 함께 잠이 들곤 했다.
넌 나에게 모든 것을 맞춰주었다. 그에 비해 난 모든 것을 현실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힘들었으며, 남에게 뒤처지는 걸 싫어했던 나는 더욱 노력해야 했고, 악착같이 일하며,
쉬고 싶어도 쉬지 못했고, 몸이 지치는 건 당연했으며, 마음이 지치고 죽을 거 같았지만.
나를 위해 노력해주는 너 그리고 너의 웃음이 좋았던 나는 힘들다고 투정 부리지 않았다.
어렸을 때부터 힘든 건 혼자 짊어지고 끙끙 앓는 성격이었던 나는 이 생활에 지쳐 너에게 헤어지자 말했고,
우리는 세 번이나 헤어졌다 사귀었다를 반복했다.
똑같은 이유로 세 번이나 헤어지자고 한 나는 이제 끝을 내자고 했다. 헤어지면서 나는 너에게,
나에게 너는 과분하다, 넌 정말 좋은 사람이다, 너만 한 사람은 없을 거다, 어딜 가서도 그 누구를 만나도 넌 사랑받을 거야, 이런 말을 했다.
네가 나에게 했던 말 중 가슴을 미치도록 울리는 말이 있었다.
“그런 소리를 다른 사람이 아닌 너에게 듣고 싶은 거야”
하지만 이기적이고 배려심 없게 혼자만 생각 정리가 끝나버렸고 너를 행복하게 해줄 자신이 없었다.
내 몸 하나 챙기기에도 바빴고, 핸드폰도 잘 못 만지는 나의 연락을 매일 기다리는 너에게 미안한 마음보다 고맙다는 생각을 먼저 하자고 다짐하고 또 다짐해봤고,
제일 큰마음은 단지 나 같은 놈 때문에 너를 고생시키고 싶지 않았다.
그렇게 우리는 끝이 났다.
우리가 헤어진 지 벌써 2년이 넘어간다.
그렇게 헤어지고 너와 연락이 닿아 우리가 만난 적이 있었다 , 그때 너의 눈을 봤다, 그리고 느꼈다.
너의 눈을 보고 사랑인지 알았고,
너의 눈을 보고 이별인 걸 알았다.
아직도 헤이즈의 노래를 듣는 나는.
헤이즈 노래 가사 중-행복이란 단어의 의미를 난 널 통해 알게 되었는데 불행의 의미도 널 통해 알았어-참 마음에 와닿는 말이다.
넌 지금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다.
난 너와 헤어지고 누구와도 오래가지 못한다.
해를 보고 달을 사랑하지 못하듯이,
후회 속에 얽매여서 후회하고 또 후회한다. 참 멍청하다 힘들다고 투정 부릴걸, 피곤하다고 투정 부릴걸, 복잡하다고 너에게 기대고 싶다고, 어지럽힌 마음속을 정리해달라고, 어린애처럼 귀찮게 하고, 모든 게 무섭고 낯선 길잃은 아이처럼 너의 손을 잡고 꼭 붙어있을걸, 나 너무 우울하다고 지친다고 포기하고 싶다고 그냥 너의 품에 안겨 세상 모든 걸 잃어버린 사람처럼 펑펑 울며 내가 가지고 있는 힘든 짐을 조금만 덜어내 달라고 부탁할걸. 참 많이 후회하고 미안하다. 사과라는 건 늦으면 아무 의미 없는 독백에 불과하다지만 그래도 미안했다.
그렇게 힘든 시간들을 보네고 나서야 깨달았다.
내가 그리워하는 건 그때의 순간 그때의 환경 그때의 분위기 그때의 느낌들이었고 지금 부딪힌 현실 때문에 더더욱 과거가 그리웠다는걸,
군대에 입대하고 책을 많이 읽는 습관이 생겼다,
어떤 글을 읽었다, 책에 쓰인 글하나가 불안정했던 마음을 바닷속에 가라앉게 만들어줬다.

잠시뿐이야,
잠깐 비가 내려서 슬펐던 것뿐이고,
잠깐 눈이 내려서 시렸던 것뿐이고,
잠깐 밤이 와서 캄캄해진 것뿐이야,

머지않아 비가 그쳐 하늘이 맑게 개고,
머지않아 눈이 그쳐 온기를 되찾고,
이제 곧 또 다른 멋진 아침이 밝아올 거야,

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정말 잠시일 뿐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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