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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2018.08.10 11:58

나는 무쌍을 좋아하지 않는다*

https://jdsinside.co.kr/200005 조회 수 86 추천 수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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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여름방학에 나는 운 좋게 남들이 대학 생활내내 경험 해보지 못할 큰 대외활동에 참가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수 있는 기회, 공짜로 해외에 갈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인연을 만날 수 있다는 설렘은 없었다.
하지만, 오리엔테이션에서 너를 본 순간부터 설렘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지난 연애가 좋지 않아서 몇 년째 아무도 만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동안 내 눈을 사로잡은 여자도 없었고 설렘은 이미 내 감정에서 사라진 단어였을뿐이다. 그랬던 내가, 무쌍을 쳐다 보지도 않았던 내가. 대외활동 첫날부터 마지막까지 너를 보고 있었다. 너의 눈화장에 속아 잠시 흔들린줄 알았는데 활동기간중 확인 할 수 있던 너의 아침속 얼굴은 뭉게구름 동남아 하늘 사이에서 비추는 햇살 같았다. 체력적으로 부담이 큰 활동이었기에 스스로의 건강을 챙겼어야 했다. 하지만, 나는 어느새 너에게 물을 먼저 마시게 해주기 위해서 뚜겅을 따고 있었다. 너가 좀 이따 또 달라는 말 한마디에 나는 그 더운 날씨속에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너가 내 근처로 와서 물을 달라는 신호를 주기까지 기다렸다. 그래도 너가 웃으며 물을 마시는 모습은 목소리가 제대로 안나올만큼 가뭄이 진 내 목에 비를 뿌려주는듯 했다. 또 날리는 긴 금발의 머리는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다른 남자들이 혹여 너를 마음에 둘까봐, 활동이 끝나고 너에게 연락할까봐. 너는 심지어 예체능을 전공하는 학생들 보다도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었다. 이런 두려움을 뒤로하고 활동기간 마지막 날이 되었고 너는 정말 많이 울었다. 활동기간 내내 밝은 모습과 미소만 봐왔는데 너는 눈물 흘리는 모습까지 아름다웠다. 위로해주고 싶었지만 나의 자존감은 이미 바닥인 상태였고 지난 연애가 나를 너무 소극적인 사람으로 만들었다. 하지만, 너는 나를 또 변화시켰다. 집에 오자마자 너에게 어떤 멘트로 연락할지 고민부터 한 나니까. 사실은 집가는 버스에서부터 했지만. 운좋게도 너는 나에게 정성스레 답장을 해주었다. 자주 연락을 한건 아니지만 대외활동이 끝나고 아쉬운 공허함을 너의 답장을 기다리는 기대감으로 대신 채우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내가 서툴렀던건지, 활동이 끝나도 연락하며 지내자는 너의 형식적인 말에 내가 속았는지 몰라도 연락은 금세 너의 답장 없음에 끝이 났다. 따로 한번을 못보고말이다. 정말 오랜만에 먼저 용기를 내었던 내 마음에는 이제 동남아에서 가끔가다 내리는 스콜이 내리기 시작했다. 너와 연락할 때는 하루에도 봄이었다, 겨울이었다 몇 번이고 왔다갔다 했는데. 어쩌면 나는 너에게 딱 거기까지이거나, 나말고 더 좋은 남자에게 연락이 왔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말해서는 힘들기도 하다. 몇 년만에 내 마음에 변화가 일어났고 그것을 실행 했는데 결과가 참담하니 나에게도 기대 이상으로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더라. 활동의 이후 일정 때문에 어쩌면 너를 몇 번이고 더 마주칠 수도 있겠다. 그래도 나는 연락을 답장 없음으로 끝낸 너에게 아무일 없었던 듯이 밝게 웃으며 인사해보려 한다. 20대 가장 중요한 시기에 너는 나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준 사람이니까. 이 대외활동을 회상하면 너가 그 속에 있을테니까. 2018년의 여름은 단지 기록적인 폭염이 아니라 너를 만났었기에 더 기억될 여름이니까. 나는 사실 무쌍을, 아니 어쩌면 너를.

#180810_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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